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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어: 열아홉, 성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어른으로는 인정받지 못할 나이다. 그래서 그 시절의 나를 생각하면 ‘이제’라는 말보다 ‘아직’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. 어른도 아이도 아닌 열아홉의 나는 내 삶의 목적을 고민해가며, 알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을 ‘희미한 윤곽’만을 좇았던 것 같다. 이 사진들은 그때 시도된 내 인생의 첫 번째 작업이다. 열아홉이라는 나이의 모호한 경계에 서서 철거예정인 아파트 단지의 방치된 놀이터를 촬영했다. 아이들이 뛰놀던 화사한 추억을 뒤로한 채 사람의 손길마저 잊은 그곳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었다.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도 희망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있었다. 나무그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빛줄기나 음지로부터 번져오는 싱그러운 풀내음이 그것이다. 완벽하리만치 음울한 환경 속에서의 그 이질적인 긍정들이 어쩌면 나의 열아홉을 비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. 그렇다면 그것은 청소년에서 어른으로 뻗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내 모습 그 자체의 상징과도 같았다. 말하자면 빛과 풀내음은 곧 방황이라는 어둠 속에서 나를 이끌었던 그 ‘희미한 윤곽’과도 같았던 것이다.